'슬기로운 의사생활' (TV N 드라마)
지나는 길에 우연히 접했다가 스토리가 꽤 탄탄하다는 느낌이
들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홀딱 매료된
드라마다.
가상, 픽션, 허구인 소설, 드라마 보다는 사실, 실화, 다큐멘
터리물을 훨씬 선호하는 내 취향상 드라마에 후한 점수를 주
는 것은 매우 드믈고 인색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디테일이나 전문성, 출연진의 연기력 등 드라마적 요소들에 대
해선 관객, 시청자 입장에서 나무랄데 없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런데, 모든 캐릭터들이 각각 뿜어내는 인간미는 감히 평가하
거나 참견할 범위를 뛰어넘은 압권의 작품이다.
작품이라기 보단 "나도 당신들 틈바구니에 끼워주시오!" 사정
하고플 만큼, 버스 타고 달려가면 당장 마주치고 어울릴 수 있
을 것 같은 '사실'로 느껴진다.
캐릭터들이 모두 사랑스럽고 멋지고 아름답다.
나보다 20년은 젊은 사람들인데도 그들이 더 어리다 젊다, 내가
어른이다 늙었다의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동질감과 현
실성에 몰입된다.
'감쪽 같이 속고 싶은 거짓말' '속을수록 행복한 거짓말'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유난히도 '거짓말 같은 사실' '거짓으로만 머물러야 할 것'들이
사실로 드러내고 판을 치는 세태에 오염된 착시현상이 아닐까
눈을 다시 씻고 보았지만,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작품을 모독하는
무례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를 쓴 작가의 인간미 인성 인격에 경의를 표시하는 것이
가장 먼저해야 할 일 같고,
굳이 비교나 평가를 한다면, '전원일기'에서 잔잔하고 편안하며
감동적인 인간미를 한껏 누리게 해주셨던 김정수님,
'대발이 아버지'와 '대발이 마누라'를 통해 사람에 대한 매력에
흠씬 빠져들게한 '사랑이 뭐길래'의 김수현님께 미처 드리지 못
했던 감사의 몫까지 더해 드려야 할 것 같다.
아직 이름도 모르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작가님을 비롯하여
감동의 명작에 함께하시는 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