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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시한폭탄, 한미 통화스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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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the뛸(unio*** ) | 날짜: 2020-03-23 02:45:53


평소에 성경을 읽지도, 기도도 하지 않던 날라리 신자가 불
꺼진 문간방으로 들어가더니 공손히 무릎을 꿇고 두렵고 간
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예배절차인 주기도문 외에는 소리내서 중얼거린 생애 최초의
자발적 기도였다.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뉴스를 접했던 97.11.21 밤의
일이다.


돈독한 신앙심이나 열렬한 애국심이 발동한 것이 아니라,
생후 97일의 갓난 아들을 둔 애비에게 주어진 동물적 생존
본능 보호본능이 발동했거나, 아이를 낳고서야 조금 더 철
이 든 것이었으리라.


나야, 우리야, 그런 위기와 고통을 겪어도 쌀지언정, 아무
잘못이 없는 어린 아이들의 생활과 나라에 끼치는 고통과
피해는 면하거나 최소화를 바라는 두렵고 간절한 기도였다.


당시 일본에 드나들며 일을 했기에 출국하면서 아이 엄마에
게도 각별히 당부를 했다.


곧 생필품을 비롯하여 아기 분유도 품귀현상이 일어날테니
절대 욕심을 부리거나 사재기를 하지마라.


우리 아기는 그나마 애비가 일본에서 몇 통씩 사들여 해결
할 수 있겠지만 달리 방법이 없는 다른 아기들에게 양보하
라는 당부였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아닌 터라 아이 엄마는 괜한 걱
정이거나 긴가민가 하는 눈치였다.


열흘쯤 지나서였나, 안부를 묻는 전화통화에서 아이 엄마가
대뜸 "우리 아파트에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 있더라"며 반색
을 했다.


약국에 갔더니 분유를 사재려는 손님과 1통 이상은 팔지 않
겠다며 버티는 약사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단다.


"애 아빠도 똑같은 말을 하며 적극 협력하라고 했다." 라며
약사를 응원했다며 자랑했다.


얼굴도 모르는 그 약사에게 강한 동료애와 고마움을 느꼈고
약사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수록 국가전체의 위기를 빨리 극
복하는 것이며 그것이 우리 아이도 덩달아 잘살도록 잘키우
는 방법이라고 아이 엄마에게 한 번 더 강조했다.


IMF 위기는, 적지 않은 국민들의 재산과 기업, 가정과 행복
에 치명적인 피해를 무덤삼아, 국민들의 지혜롭고 자발적인
동참 덕분에, 내가 걱정했던 것에 비해서는, 비교적 빨리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당시의 정부도, IMF 위기 극복에 관한한, 방법론상의 이견
은 있겠으나, 나름대로 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
20여 년이 흘러 생후 97일의 아이가 자라 군입대를 1주일
가량 앞둔 재작년 7월 덕담과 잔소리를 건냈다.


군입대가 끌려가거나 세월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장차
사회생활과 인생에도 꼭 필요한 경험과 훈련의 기회이므로
소중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주문이었다.


특히, 제대할 때 쯤이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라 상황이 심각할 것이며, 사회생활의 첫걸음 조차 암담
할테니 그것에 맞는 각오와 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들도 이런 상황과 조언에 동의하며, 미국과 일본은 취업
도 잘되고 경기가 좋은데 우리나라만 어려운 것 같다고 덧
붙이길래 바로잡아 주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도 모두 경기가 어렵기는 마찬가
지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동안 누적된 여러가지 적폐요
인으로 생산성 효율성 경쟁력 적응력 등이 구조적으로 곪
고 썩은 상태인데, 이번 정부 들어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잘못된 정책들로 결정타를 더한 것이며, 더 위험한 것은,


나중에 다른사람들이 바로 잡기도 어려운 형국으로 망가뜨
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해외변수나 외부변수의 충격이 가해지면 그때부터 본격적
으로 부서지고 망가지는 현상이 표면으로 드러날 것이며
정부 정책당국자들은 그것들을 핑계삼아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할 것이라는 요지였다.


재작년 늦가을 첫 휴가를 나왔고 군대생활의 근황과 더불
어 제대후 사회생활에 대한 잔소리를 덧붙였다.


앞으로 크게 변화할 환경에서 살아남을 업종과 쇠퇴할 분
야는 무엇일지 예측 비교하며 사회의 흐름을 파악하는 안
목을 갖추고, 군복무 중에도 여가시간을 활용하여 필수요
소인 외국어공부를 하라며 중국어를 추천했다.


두번째 휴가를 나온 작년 8월에는 생각이 더 바뀌어 중국
어보다는 영어나 일본어를 권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돌아가는 꼬라지가 '당분간 살기에 어렵고 불편한 나라'
에서 더 나아가 '도무지 살 수 없는 나라'로 망가지고 있
다는 위기감이 더해졌고, 제대하는 즉시 생존을 위한 해
외유학을 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너만이라도 제대로 살아라."
"너 혼자만 제대로 살아서 뭐하나."
"밖에서 떠도는 것이 과연 제대로 사는 것인가."


서로 상치되는 혼란함 사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여 차마
얘기는 전하지 못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한 번도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정체
성에 대한 걱정을 한 적이 없는데, 어쩌면 아들을 핑계삼
아 겨우 국민 노릇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기
도 했다.


한 번도 면회를 가지 못한채 어느덧 20개월의 군복무를 마
치고 전역을 맞았다.


제대 다음날인 3월13일을 사회인으로서 탄생일쯤으로 각오
와 희망을 다지는 기념일로 여기라는 덕담으로 대신했다.


우한코로나 사태로 나라뿐 아니라 세계 전체가 쑥대밭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공교롭게도 제대일인 12일과 사회탄생일
로 여기라는 13일 연거푸 주식시장의 거래가 일시중지되는
서킷브레이크의 대폭락과 환율급등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들과 입대 전에 해주었던 조언을 떠올리며 아들
이 불안한 눈빛으로 물어오길래, 이제부터 표면으로 드러
나는 시작일 뿐이며 바닥과 끝이 어디일지 짐작도 어려울
지경이다.


작년 이맘때 내 프로필에 올렸던 '환율과 금리'-19.03.16-
http://saycast.sayclub.com/article/37877778


"꾹꾹... 간신히? 혹은 억지로? 눌러놓은 환율과 금리가
꿈틀거리며 닥칠 상황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 하고
식은땀이 흐르는데, 내가 씰데없는 헛 걱정을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요지로 대신했다.


아들과 대화를 나누고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주가지수가
1500을 깼고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300을 위협한다
는 소식을 접하곤 앞으로 봇물 터지듯 벌어질 도미노 현
상에 등골이 오싹~하고 식은 땀이 흘렀다.


공포와 무력감에 젖어들 찰나에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눈을 비비며 볼을 꼬집어 볼 만큼 반가운 뉴스가 자막에
떴다.


"미국과 600억불 통화스와프 체결"


뉴스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절을 올리고플
만큼 반갑고 고마웠다.


지금의 시국에 이 정도 성과라면 역사에 기록하고 칭송
할 만한 구국성과이며 애국행동이다.


지지난 정부 때 처음으로 300억불의 통화스와프를 체결
한 적이 있는데, 정치적 오점과는 별개로, 국가적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한 업적으로 칭송할 만하다.


지난 정부 때는 일본과 맺고있던 통화스와프를 경제외적
인 이유로 파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적 공과와는 별개로, 국가적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
비하지 못한 무능과 실책이라고 생각한다.


안도와 고마움으로 한숨 돌리려는데 체결과정이 좀 의아
했다.


이렇게 중요하고 반가운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걸 나
만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바로 엊그제 특단의 비상대책을 발표할 때도 없었던 내
용이었다.


이번의 통화스와프는 우리의 필요와 노력에 의해서 이뤄
진 것이 아니라 미국연방은행의 뛰어난 상황판단과 위기
관리능력이 돋보였고, 우리로서는 감사와 배움의 기회로
삼아야할 교훈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를 덮친 우한코로나는 과거의 글로벌 경제위기와
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전통적 안전자산
으로 분류되던 금값이 폭등이 아니라 반대로 폭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위험회피심리가 달러화로 집중되어 전세계적으
로 달러화에 대한 가수요가 폭발하여 달러부족과 일시
적인 환율왜곡 현상으로 전염병에 못지않은 경제적 파
국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


대략 10일 전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이런 현상에 대해
미국연방은행이 발빠른 대책을 마련했고 우리나라를 비
롯한 9개 국가에 통화스와프 방식으로 동시에 달러방출
을 택한 것이다.


어찌됐든 이번의 통화스와프로 발등의 급한 불은 껐으
니 고마운 일이지만, 안도와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원인요소는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고 전염병의 두려움
에 가려 수면 아래서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전염병이 아니더라도 지금의 주가나 환율수준은 충분히
예상되었고 대비책도 진작에 마련했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의 통화스와프는 앞으로 닥칠 위험과 피해의 대비
책을 제대로 마련하라는 마지막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
고 보며, 그 성적표와 댓가는 통화스와프가 만료되는
6개월 후부터 비로소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


일단 전염병이 해결된 연후에, 통화스와프 기간 내에
벗어날 수 있는지, 벗어나지 못한다면 기간 연장은 가
능할런지, 다른 구제수단이 필요하지 않을만큼 안정상
태를 회복할 수 있는지 말이다.


이것에 대한 대책과 확신이 없는한 이번의 통화스와프
는 국가부도를 잠시 미루는 시한폭탄에 불과할 것이라
는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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