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이 단어를 처음 들은 건 2년전 쯤이다.
무슨 뜻인지 궁금했지만 알려는 노력없이 무지와 게으름
속에서 1년쯤 보낸 뒤 작년 이맘때쯤 우연히 알아들었다.
'가격 대비 성능'이란다.
'소확행'
작년 11월 故신성일님 작고 때 처음 들었다.
고인께서 마지막까지 애착을 가졌던 작품이라고 하여
내 문화수준에는 과분한 문학 예술 작품이나 고사성어쯤
이려니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다.
아무런 노력없이 우연히 알아들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다.
'가성비' '소확행' 다른 의미 없이 단순하게 줄임말이었
다는데 다소 실망했다.
'익사장님'
음악방에서 익명으로 장미를 쏘는 사람들을 지칭하며
옛날 7080시절 음악다방의 뉘앙스까지 더한 단어로서
만들고 퍼뜨린 이의 재치가 부러웠다.
'익명의 과부님'
'익사장님'을 바탕으로 모방과 창조를 통하여
"그게 도대체 누구여?" 강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알고자
하는 지적욕구와 소유독점욕까지 자극하는 뛰어난 재치
가 돋보이는 단어다.
'518 민주화 운동'
작년 5월에 처음 접한 낯선 단어다.
내 기억 속의 '광주사태' '광주항쟁' '광주참사'가 그렇게
바뀌었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것에 이어서 눈에 띈 '경제민주화'라는 단어에선 슬그
머니 화가 났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단어들이 무슨 의미
인지 감을 잡지 못하는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내 자신도
그렇거니와, 그 단어를 가지고 누가 무슨짓을 한 것인지
의아했기 때문이다.
이건 참지 못하고 검색을 해봤다.
"이런, 개@#$%%..."
어처구니 없음에 손을 부르르 떨면서 분노로 이어졌다.
'가성비' '소확행' '익사장님' '익명의 과부님' 등의
신조어로 재치와 웃음을 준 이웃들에겐 감사의 보답으로,
'518민주화운동' '경제민주화' 등의 신조어로 헷갈림과
분노를 안겨준 모종의 무리에겐 경계와 감시의 도구로
내가 혼자 중얼거리는 단어들도 선을 보여야겠다.
'지팡이슨상型'
'주둥이촉새型'
'命薄相得型'
'父傳女傳型'
'내로남불型'
각 유형별로 '표빨이'와 '피빨이' 모두 10가지다.
꿍꿍이와 짓거리를 세밀하게 살펴서 분류하기로 하자.